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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지/요리공부

홍대 데이트 코스

by 마음이 가는 대로 2025. 6. 8.

 

 

홍대는 언제나 붐빈다.
무언가 새롭고, 무언가 자유로운 기운이 이 거리를 감싼다.
오늘은 세 가지 색의 홍대 코스를 따라가 본다.

1. 인스타 감성 속, 너와 나

홍대 코스

햇살 좋은 점심, 우리는 버거비에서 만났다.
노릇하게 구워진 번과 육즙 가득한 패티,
손에 묻은 소스를 서로 닦아주며 우리는 웃었다.
그냥 햄버거인데, 왜 이렇게 예쁘지?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카페 니코앤드로 향했다.
창가에 앉아 일본 감성의 인테리어에 둘러싸여
티라미수를 한입 베어물었다.
"여기 너무 예쁘다..."
그 말 속에는,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저녁엔 소이연남.
태국의 향과 고수가 코끝을 스쳤다.
쌀국수 국물을 마시며, "이건 진짜 여행이다"라고 말했다.
우린 멀리 가지 않아도 떠날 수 있었다.

밤이 깊어지고, 우리는 더 부스에서 맥주를 들이켰다.
크래프트 IPA 한 모금, 그리고
"오늘 하루, 진짜 완벽했어"라는 네 말이 하루를 마무리했다.

2. 힙한 친구들과의 하루

하노이의 아침은 줄이 길었지만, 그 기다림마저도 즐거웠다.
분짜를 앞에 두고, 친구들과 근황을 나누는 시간.
"야, 우리 좀 멋있지 않냐?"
그 말에 모두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피크커피는 미니멀했다.
마치 ‘말 없는’ 카페처럼,
커피 한 잔에 각자의 감정을 녹여 넣었다.
찍은 사진 한 장이 인스타 피드 전체를 살렸다.

저녁엔 모터시티 피자.
디트로이트 스타일의 바삭한 도우,
치즈가 끈적하게 늘어나는 그 느낌까지 완벽.
맛보다 분위기로 취한 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술탄 오브 더 디스코 바.
다들 리듬에 몸을 맡겼고, 누군가는 웃었고,
누군가는 조용히 잔을 들었다.
그 밤의 공기는 낯설고 자유로웠다.
우린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었다.

3. 조용히, 나를 마주한 하루

그날은 혼자였지만, 오히려 좋았다.
밀도에서의 점심은 조용했고, 파니니는 따뜻했다.
노트북을 펴고, 몇 줄을 썼다.
글이 되지 않아도, 써 내려가는 시간이 좋았다.

연남동 사유에서는 책과 마주했다.
책갈피를 넘기다 창밖을 보았다.
햇살은 고요했고, 나의 속도도 고요했다.
디저트는 정갈했고, 커피는 차분했다.

저녁엔 오레노카츠.
작은 식당에 울리는 ‘바삭’한 소리,
그리고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차분한 대화.
어쩌면 이게 홍대의 또 다른 얼굴일지도 모른다.

마지막 잔은 문학과 술에서.
막걸리와 시집, 그리고 조용한 재즈.
조명이 어슴푸레한 그 자리에서,
나는 내 하루를 천천히 반추했다.
오늘도 잘 살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었다.

 

홍대는 늘 새롭다.
오늘은 어떤 홍대를 걷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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