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화약고, 역사의 결정적 순간
6월 13일 새벽, 중동이라는 화약고에 불이 붙었다. 이스라엘이 ‘라이징 라이언(Rising Lion)’ 작전을 통해 이란의 핵시설과 군부 지도부를 정밀 타격했고, 이란은 곧바로 100여 대의 드론으로 응수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외교적 협상"이라는 희망이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제 그 자리는 전운과 제재, 그리고 복수라는 단어들이 채우고 있다.한 국가의 생존을 위한 ‘자위권’이라는 명분과, 다른 국가의 ‘주권 침해’라는 현실. 이처럼 정당성과 폭력성이 동시에 작동할 때,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가늠할 수 있을까? 또, 이 모든 일이 일상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오늘 예루살렘과 테헤란의 슈퍼마켓에서 물을 사려는 행렬은, 내일 서울과 도쿄, 브뤼셀의..
2025. 6. 14.
이재명 대통령의 시작을 보며
대통령이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될 줄 몰랐다.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대통령이 ‘스스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이루기 위해 일하는 사람’으로 보이게 될 줄은 몰랐다.그동안 우리는 행사장에 나타나는 대통령, 누군가 미리 짜놓은 일정을 소화하는 대통령, 출퇴근이 있는지조차 불분명한 대통령을 지켜봐야 했다.화려한 수사는 있었지만, 그 뒤에 있는 사람의 ‘정치적 사유’나 ‘노동의 흔적’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어느 순간부터 대통령을 바라보는 마음이 식어 있었다. 기대도, 실망도 없이.그런데 요즘, 뉴스에서 조금 다른 장면이 보인다.새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도 아닌 공간에서, 책상 앞에 앉아 회의하고, 현장을 돌고, 일을 챙기고 있다.그 장면은 정치적 쇼일 수도 있다.하지만 이상..
2025.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