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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지/요리공부

마음을 확 풀어 주었던, 대박집 순두부 찌개 레시피와 그 날의 추억.

by 마음이 가는 대로 2025. 6. 13.

순두부찌개

[재료]

  • 순두부 1팩, 대파 1/4대, 양파 1/4개, 애호박 1/4개, 청양고추 1개, 달걀 1개
  • 참기름 1큰술, 식용유 2큰술, 고춧가루 1.5큰술, 소금 1/2큰술, 설탕 1꼬집
  • 굴소스 1큰술, 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멸치육수 약 2컵

[손질]

  1. 대파, 양파 – 잘게 다진다.
  2. 애호박 – 반달 모양으로 썬다.
  3. 청양고추 – 어슷하게 썬다.
  4. 멸치육수 – 멸치 + 다시마 or 표고버섯을 넣고 끓여 준비한다.

[조리 순서]

  1. 뚝배기에 참기름 1큰술 + 식용유 2큰술을 두르고
  2. 다진 양파, 대파를 넣고 볶는다.
  3. 고춧가루 1.5큰술을 넣고 고추기름을 만든다. (맵기 조절 가능)
  4. 소금 1/2큰술, 설탕 한 꼬집을 넣는다.
  5. 이어서 굴소스, 간장 각 1큰술을 넣고 섞는다.
  6. 멸치육수를 냄비 절반 정도 부어 끓인다.
  7. 끓기 시작하면 애호박, 청양고추, 다진마늘을 넣는다.
  8. 순두부를 넣고 은근히 풀어준다.
  9. 마지막으로 달걀과 대파를 넣고 마무리한다.

“비 오는 날, 순두부 한 그릇”

비가 쏟아졌다.
회사의 문을 나선 순간부터, 오늘 하루가 그랬듯 하늘도 참 무심했다.
팀장에게 혼나고, 기획은 엎어지고, 책상엔 커피가 엎질러졌다.
정신 없이 퇴근길에 나섰는데, 하필이면 우산을 두고 나왔다.

 

버스 정류장을 향해 달리다가, 주춤했다.
인파가 몰려 있는 골목 모퉁이.
김이 서린 유리 너머로 붉은 국물과 들썩이는 숟가락들.
허름한 간판이 내 발길을 붙잡았다.

 

비는 내 옷깃을 적시고 있었고, 마음은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그냥… 들어가버렸다.

작은 뚝배기가 내 앞에 놓였다.
보글보글, 국물의 숨결은 지친 하루를 품에 안듯 속삭였다.

 

하얀 순두부가 사르르 입안에서 풀어지며, 화가 풀리고, 속이 풀렸다.
매콤한 국물은 울컥했던 마음을 씻어주고, 따뜻한 열기는 식었던 기운을 덥혔다.

 

눈물이 날 뻔했다.
고작 순두부 찌개 한 그릇이었는데.

나는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아무도 몰라줬던 내 마음을, 유일하게 알아준 건
땀을 머금은 고추기름과 파의 향기, 그리고
조용히 익어가던 뚝배기 속 순두부였다.

 

어쩌면, 위로란
큰 말도, 긴 대화도 아닌,
그저 따뜻한 한 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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