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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소식들/일상

의자에 박힌 별, Torx 나사를 알게 되다

by 마음이 가는 대로 2025. 6. 3.

torx 나사 이미지

 

며칠 전, 집에 있는 의자의 팔걸이가 고장 났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 기대 앉으려는 찰나, ‘툭’ 하고 팔걸이가 떨어졌습니다.

그 순간, 쌓였던 피로는 더 깊어지고, 작아 보이던 문제가 하루를 뒤흔드는 불편함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고치면 되지 뭐.”
드라이버를 들고 의자 옆에 쪼그려 앉았습니다. 그런데… 나사가 이상합니다.

 

십자도, 일자도 아닌 별 모양.

 

‘아니, 왜 나사를 이런 걸 써놨어?’ 짜증 섞인 말이 나왔습니다.

 

검색해보니, 이건 ‘Torx (톡스) 나사’라고 하더군요.
쉽게 풀리지 않도록, 더 단단하게 고정되도록 고안된 나사라고 합니다.
일반 드라이버로는 돌릴 수 없어, 전용 Torx 드라이버를 따로 구매해야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처음엔 화가 났습니다.
단지 팔걸이 하나 고치자고 드라이버까지 새로 사야 하다니.
하지만 Torx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 더 강하게 조여지고
  • 미끄럼 없이 안정적이며
  • 아무나 쉽게 열 수 없게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

그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안전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삶에도 Torx 나사 같은 것들이 있다는 걸요.


처음엔 이해되지 않고, 불편해 보이는 결정들이
알고 보면 더 깊은 이유와 배려로 만들어졌다는 것.
쉽지 않지만, 그래서 더 단단한 선택들 말입니다.

 

팔걸이를 고치고 나서, 드라이버를 조용히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내 인생도 고장 난 부분들이 있다면,
언젠가 나만의 Torx 드라이버로 천천히 고쳐나가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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