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늘 지던 발라드림을 응원했을까
늘 그랬다.
나는 발라드림을 응원하고 있었다.
이기지 못하는 팀을, 그럼에도 끝까지 달리는 팀을.
실력이 없었다면 응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발라드림에는 있었다.
경서와 서기.
이 두 사람은 늘 무너지지 않았다.
골이 안 들어가도, 점수가 벌어져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 모습이 늘 가슴을 울렸다.
경서가 골대를 몇 번이고 맞히던 날,
서기가 끝까지 수비 라인을 무너지지 않게 지키던 날.
이기지 못해도, “그래도 오늘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보여주는 축구 그 이상의 무언가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두 사람만으로는 부족했다.
축구는 혼자 하는 경기가 아니니까.
물론 다른 팀원들도 점점 성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팀들 역시 똑같이 실력이 늘고 있었기에,
늘 결정적인 1%가 부족한 팀,
늘 마지막 순간에 주저앉던 팀이, 발라드림이었다.
그리고 정예원이 들어왔다.
정예원은 마시마처럼 화려한 개인기를 가진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기본기와 열정,
그 두 가지만큼은 누구보다도 충실한 선수였다.
이기지 못하던 팀,
1%가 모자랐던 팀에
정예원이라는 이름이 더해졌을 뿐인데,
기적이 일어났다.
전반 2대 0.
누구나 다시 고개를 숙이던 그때,
정예원이 골을 넣었다.
그리고 후반,
다시 한 번.
그녀의 발끝에서 2대 2 동점이 됐다.
놀라웠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녀의 골이 발라드림 전체를 바꿨다는 사실이었다.
경서의 슛은 이번에도 골대를 맞췄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후반 10분,
그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3대 2 역전.
나는 TV 앞에서 울컥했다.
늘 지던 팀이,
늘 좋은 경기만 하고 돌아서던 그 팀이,
드디어 이겼다.
오늘의 발라드림은,
기량으로도, 전술로도,
진심으로 이길 자격이 있었다.
정예원은 아마도,
발라드림을 상징하는 인물일지도 모른다.
특출나지 않아도,
기초를 다지고, 묵묵히 뛸 줄 아는 사람.
그러면서도 결코 멈추지 않는 사람.
그녀가 들어오자,
발라드림이 발라드림으로 완성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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