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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상사

청춘의 페이지 - 전참시 비트펠라하우스를 시청하며

by 마음이 가는 대로 202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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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펠라하우스

 

토요일 밤, 별 기대 없이 틀어놓은 ‘전참시’에서 빠져들었다.

비트박스 세계 챔피언 크루, 비트펠라하우스.

 

그들이 한강에서 공연을 준비하는 장면은
단순한 예능의 한 컷이 아니었다.
살아 숨쉬는 청춘의 페이지이었다.

 

그들은 단지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수많은 광고와 행사 제안을 뒤로하고,
어쩌면 더 많은 노출과 수익을 내려놓은 채,
단 한 번의 야외 버스킹에 몰두하고 있었다.

 

누군가 청춘을 '불안하지만 계속 걷는 시간'으로 말한다.
비트펠라하우스의 멤버들도 아마 두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 불안을 입 속의 리듬으로 바꾸고,
마이크 하나에 마음을 담아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

 

한강 무대에서,
그들은 악기 없이도 음악을 만들었다.
화려하지 않아도 무대를 꽉 채웠고,
도망치듯 걸음을 옮기던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이것이 청춘이 타오르는 현장의 힘이다.

윙, 히스, 옐라이, 헬캣, 허클.
모두 각자의 이름으로 빛나지만,
하나의 팀이 되었을 때, 더욱 빛이 났다. 

 

이들이 만나게 된 지금의 유명세를 소비하는 대신,
한 장르를 키워가려는 이들의 태도에,
나는 오래 잊고 있던 ‘진짜 청춘’의 얼굴을 다시 마주했다.

 

요즘 우리는 너무 자주 지쳐 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아무것도 못하는 나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누군가가 정의 하는 청춘과 같이 ‘눈물은 안 보이게, 꿈은 티 나게’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듯 걷는 우리에게
전참시의 비트펠라하우스가 말하는 듯하다.

 

“청춘은, 다 괜찮은 척하면서도 계속 나아가는 거야.”

 

나는 그들의 무대를 보며 다시 나의 청춘을 떠올렸다.
미완성이라 더 반짝였고, 불안정해서 더 소중했던 시간들.


이 밤, 그들 덕분에
조금은 울컥하게, 다시 살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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