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특별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차를 사기 위해 한 여성이 현대자동차 매장에 들어섰다. 그는 운전을 갓 배우기 시작했고, 생애 처음으로 자동차를 선택하는 설렘과 긴장감을 안고 있었다. 차에 대해 아는 바는 많지 않았지만, 설렘만큼은 누구보다 컸다. 코나와 그랜저 사이에서 고민하며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는 직원에게 다가가 상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직원은 그녀를 잠재 고객으로 보지 않았다. 카메라를 든 유튜버로만 인식했을 뿐이다. 그 순간, 그는 차가 아니라 '사람'을 보았어야 했다.
상담을 요청했으나 직원은 촬영을 이유로 거절했다. 물론 영상 촬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기는 했으나, 그의 태도는 친절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담 안 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은 너무도 단호했고, 그 말을 듣는 여성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차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을 뿐인데, 그녀는 마치 상담을 받을 자격조차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어색하고 불편한 침묵이 매장을 메웠다. 결국, 그는 "되게 불편했어요"라는 말까지 듣고 말았다.
문제는 이 장면이 단지 한 매장에서 일어난 소소한 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서 종종 일어나는, 고객을 외양이나 태도로 쉽게 판단해버리는 불편한 문화가 또 한 번 드러난 것이다. 그 직원이 본 것은 고객이 아니라 카메라였고, 매장을 방문한 사람이 아니라 '상담할 필요가 없는 번거로운 존재'였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사회적으로 작은 논란이 일었다. 물론 직원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흐리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공감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한, 어떤 매장에 들어섰을 때 자신의 옷차림이나 태도 때문에 대우가 달라지는 불편한 기억을 떠올린 것이다. 고객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겉모습이나 상황에 따라 차별하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 드러난 셈이다.
기업이 브랜드 가치를 말할 때, 흔히 강조하는 것이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이다. 그러나 그 경험이란 단순히 친절한 말투나 형식적인 미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진심이다. 그날의 직원에게 부족했던 것은, 진심으로 상대를 '사람'으로 바라보는 태도였다. 고객을 마주할 때, 직원이 물건이 아닌 사람을 보았더라면, 이 논란은 애초에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작은 사건은 우리에게 큰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 사회가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연습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 말이다. 자동차 한 대를 팔기 전에 먼저 상대의 마음을 읽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라도 기업과 우리 모두가 다시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