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상사

니콘 D850, 그 시절의 공기와 오늘의 빛 사이에서

마음이 가는 대로 2025. 6. 23.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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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 D850

 

요즘 블로그를 쓰다가,
문득 예전 마음 깊이 간직했던 니콘 D850에 대한 기억이 스쳤다.

 

딱히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도,
그 이름 하나만으로 마음 한구석이 울컥했다.

한때는 손에 넣고 싶어 안달 나던 카메라였기 때문이다.

 

중형 포맷에 필적하는 45.7MP,
압도적인 다이내믹 레인지,
그리고 셔터음만 들어도 심장이 뛰던 그 기계.

 

그래서 혹시나 하고,

중고 시세를 찾아봤다.
“이제는 많이 떨어졌겠지...”
그런데 뜻밖이었다.

 

여전히 200만 원대...
출고가 400만 원 근처였던 걸 생각하면 많이 떨어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디지털의 수명치고는, 유난히 단단히 버티고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이 카메라가 단지 사진을 찍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기억 속의 D850

그 시절, D850으로 찍은 사진들이 떠오른다.
물론, 내가 찍은 사진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미지들 속에는 '시간의 온도'가 있었다.
라이카처럼 느린 철학은 없었지만,
속사 속에서도 마치 필름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
그게 바로 D850의 힘이었다.

 

요즘 난, 예전처럼 셔터를 누르는 일이 줄었다.
그 시절의 느낌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잘 찍는 세상
내 사진 한 장이 설 자리를 잃은 것일까.

 

누구나 8K를 말하고,
누구나 흔들림 없는 영상을 찍는 이 시대에
나는 오히려 무거운 바디와 손떨림을 그리워하게 되었다.

이 감성이 영상이 된다면?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카메라로 영상 작업을 하면 어떨까?
요즘의 쨍한 디지털 화질이 아닌,
그 시절의 색감과 결로 지금의 시간을 담는다면?

과거의 심장으로 현재를 담아낸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솔직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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